뜨거워지는 태양만큼이나 활기 넘치는 바르셀로나.

지금은 아름다운 해변에서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바르셀로나 필수 교통권 T-mes
바르셀로나의 교통권은 T-10, T-30, T-50, T-mes가 있다. 바르셀로나 시내 지하철과 버스, 트램, 푸니쿨라(케이블카) 등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표로 10회권, 30회권, 50회권, 무제한권으로 구분돼 있다. 바르셀로나는 생각보다 도시가 크지 않아서 마음만 먹으면 웬만한 곳들은 다 걸어서 다닐 수 있지만, 살다 보니 점점 게을러져서 요새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편이다. 구입할 때는 신분증 번호를 입력해야 하고, 처음 이용한 날부터 한 달 안에 무제한으로 1존 내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52.75유로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지만 한 달 50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다. 가끔 역 직원들이 커다란 개까지 동원해 표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T-mes 사용자의 경우 신분증을 함께 제시하지 않으면 100유로의 벌금을 물게 될 수도 있다.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자꾸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한다는 점이 단점일까?

 

 

 

모두에게 사랑받는 스페인 대표 간식거리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간식거리 중 하나인 추로스 콘 초콜라테는 진한 핫 초콜릿에 갓 튀긴 추로스를 찍어 먹는 음식이다. 카페에서 간단히 즐기는 아침 식사로도 인기 만점이다. 스페인과 남미에서 특히 사랑받는 추로스는 쫄깃하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식감이 한국의 놀이동산에서 흔히 맛보는 추로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되직하리만큼 진한 핫 초콜릿을 듬뿍 찍어 먹으면 그 달콤함이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물론 칼로리를 생각한다면 그리 자주 즐길 순 없겠지만 말이다. 은행 업무를 보러 나온 길에 길가 카페에 들어가 신문을 읽는 할아버지 옆에서 달콤한 순간을 만끽했다.

 

 

 

 

 

빼놓을 수 없는 스페인 음식, 하몽
하몽은 돼지 다리를 소금에 절여 자연 바람에 건조시킨 생햄의 한 종류다. 지중해 기후에서만 만들 수 있는데, 스페인의 하몽과 이탈리아의 프로슈토가 유명하다. 달콤한 멜론을 곁들여 먹으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타파스(Tapas)를 비롯해 수많은 스페인 요리의 주재료가 되는 하몽은 품질이 뛰어날수록 혀끝에서 사르륵 녹는 듯한 식감을 지닌다. 평소 하몽과 치즈를 넣은 가장 보편적인 스페인식 샌드위치 보카디요(Bocadillo)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곤 하는데, 한국의 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하몽 가게를 찾았다. 하몽은 뒷다리살 부위를 일컫는 말이다. 사실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렵다고 해서 앞다리살로 만들어진 팔레타 이베리카(Paleta Iberica)로 구매했다. 질 좋은 고급 하몽으로 유명한 씬코 호타스에선 종잇장처럼 얇은 포장지 안의 깃털처럼 가벼운 하몽 30g 가격이 무려 11유로(약 1만5천원)다. 한국에선 훨씬 비싸다지만 내가 먹기 위해서는 절대 못 살 것 같다.

 


 

시체스 해변에서 즐기는 초밥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시체스는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바닷가 도시다. 게이 페스티벌과 공포 영화제로도 유명하지만 역시나 시체스의 매력은 맑고 푸른 바다와 깨끗한 모래사장이 펼쳐지는 탁 트인 해변이다.
햇살 좋은 일요일, 집에만 있자니 날씨가 너무 아까워 몇몇 친구와 시체스행 기차를 탔다. 꽃이 가득한 하얀 건물들 사이 예쁜 골목을 걸어 지인이 운영하는 초밥집을 먼저 찾았다. 시에스타 시간인 오후 3시 직전에 간신히 도착해 초밥과 볶음 우동, 타코야키 등을 잔뜩 포장해 해변으로 향했다. 바닷가 잔디밭에 둘러앉아 시원한 캔맥주와 함께 살살 녹는 일본 전통 초밥을 먹으니 정말이지 행복했다. 오후 내내 여유롭게 바닷가를 거닐며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산 조르디의 날
바르셀로나가 위치해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 고유의 명절, ‘산 조르디(Sant Jordi)의 날’은 카탈루냐의 밸런타인데이라고 할 수 있다. 조르디 성인이 용을 물리치고 용이 흘린 피에서 피어난 장미꽃으로 공주에게 프러포즈를 했다는 전설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풍습이 이어져오고 있다. 이날에는 온 도시가 장미꽃과 책을 파는 가두 판매점으로 가득 찬다. 사람들은 손에 장미를 들고 장미꽃만큼이나 환한 얼굴로 거리를 활보한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람블라 카탈루냐 거리의 상점들을 둘러보다가 부직포로 만든 장미 브로치 하나를 3유로(약 4천3백원)에 구입했다. 스페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산 조르디의 날의 장미꽃 가격은 많이 내려갔다. 환경과 인권을 생각하는 여러 단체의 활동과 함께 생화 못지않게 다양한 장미 모티브의 장식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는 것도 올해 조르디의 날의 큰 특징이었다.

 


 

도어스톱 인형, 벤야민
날이 더워지면서 문을 열어놓는 일이 많아졌다. 스페인 대부분의 집들이 아직도 1백여 년 전 양식의 긴 나무 창틀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서 문을 고정시켜줄 고정대가 달려 있지 않다. 휘릭~! 집 안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방문이 요란하게 닫히길 여러 차례. 내가 사랑하는 디자인 인테리어 숍, 빈손(Vincon)에서 도어스톱을 찾게 됐다. 기왕이면 언제나 키우고 싶었던 강아지 모양으로 결정! 보기엔 그저 귀여운 강아지 인형이지만 이래봬도 이놈 몸무게가 만만치 않다. 엉덩이에 묵직한 추가 들어 있어 문 앞에 세워두면 든든하게 문을 고정해준다. 가격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15.5유로(약 2만2천원). 헤링본 원단이 예쁜 녀석의 이름은 벤야민이라고 지어주었다. 비록 몸이 무거워 산책을 함께 나갈 순 없지만 언제나 듬직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아지는 볼 때마다 더욱 귀엽다. 벤야민, 올여름 우리 집 방문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