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풍생이'에 해당되는 글 2건

  1. 주말 제안] 봄맛보러 가요
  2. 주말 제안] 겨울 미식 여행 추천

 

 

 

지난 주말 친정에 다녀왔어요. 냥 오라고 하면 선뜻 나서지 않는 저의 성격을 알기에 친정엄마는 한우를 사다놓았다며 미끼를 던지셨고, 저는 망설임 없이 덥석 물었...지요. 환상적인 마블링의 한우 등심과 함께 상추, 깻잎, 참나물, 오이고추, 표고버섯, 생 마늘쫑 등을 곁들여서 아름다운 한 끼를 먹고 나니 비로소 마감 후 피로가 가시며 시야가 열리더군요. 그리고 친정 동네를 산책하다보니 벌써 양지쪽에는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개나리가 제법 흐드러지게 피었더라고요.

우리 가족은 다짐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정말 어디든 나서야겠다고요!

 

이제 곧 더워지면 그 맛을 볼래야 볼수도 없는, 오직 봄에 즐길 수 있는 맛보러 떠날 분들에게 전합니다.

전국 방방곡곡 맛집을 꿰뚫고 있는 여행작가 노중훈과 [계절밥상여행]을 집필한 와인칼럼니스트이자 문화탐험가 손현주 작가의 도움을 받아 노정연 기자가 제작한 '고급' 제철 맛 기행 추천서, 지금 공개합니다.

 

 

맛보다 미각여행 

 

봄이 되면 전국은 또 다른 맛으로 깨어난다. 겨우내 얼어있던 몸과 마음을 깨우는데 봄 별미만한 게 있을까.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생기 가득한, 맛있는 봄이다. 

 

 

 

남해의 봄 멸치

3, 봄꽃만큼이나 기다려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남해의 봄 멸치다. 3월부터 5월 사이 어획량이 풍부하고 맛과 영양이 월등한 남해 봄 멸치는 크기가 작아 주로 말려 먹는 가을 멸치에 비해 기름지고 살이 통통히 올라 회를 뜨거나 구워 먹어야 제맛이다. 특히 갓 잡은 생멸치를 미나리, 양파, 청양고추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비벼 내는 멸치회무침은 비린내가 전혀 없고 달착지근한 것이 입에 착 달라붙는다. 고소하게 뼈째 씹히는 치감이 근사한 멸치구이와 자박하게 조린 매콤한 멸치쌈밥도 빼놓을 수 없다. 입 안으로 한 쌈 푸짐하게 밀어 넣으면 진한 봄 바다 향이 코끝이 찡하도록 입 안 가득 퍼진다. 어느 시인의 말마따나 작은 멸치 떼가 풍기는 힘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봄은 멍게맛이다

멍게비빔밥은 철을 가리지 않는 거제의 명물이지만 제철 멍게가 나는 봄에 먹으면 더 맛있다. 주황색 속살이 통통하게 영근 멍게에 서너 가지 채소와 김가루, 참기름을 넣어 쓱쓱 비비면 입 안 가득 진동하는 바다 향에 잃었던 식욕이 되살아난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겠지만 초고추장을 넣지 않고 멍게 본연의 맛을 느껴보길 권한다. 맛과 향뿐 아니라 영양까지 꽉 들어차 봄철 영양 별미로도 제격이다. 거제 외포항에는 대구 요리를 파는 식당들이 많다. 대구를 이용한 탕과 찜, 회 등이 메뉴판에 올라 있는데, 생선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앉은 대구탕은 맛과 양, 두 가지 면에서 모두 흡족하다. 맑은 국물은 시원하기 짝이 없고 부들부들한 대구 살점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다. 이내 그릇에 코를 박고 마시게 된다.

 

 

(사진제공: 여행작가 노중훈)

 

 봄하면, 도다리쑥국

봄이 되면 통영에 도다리쑥국을 먹으러 가야 한다. 차가운 겨울 땅을 녹여 나온 쑥과 봄이 제철인 도다리는 맛있는 것 많기로 유명한 통영에서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별미다. 여름철 냉면 개시처럼 통영 시내 어느 식당에서든 봄 도다리 쑥국 개시라는 글씨를 볼 수 있다. 담백한 도다리와 향긋한 쑥이 만들어내는 맛은 놀랄 만큼 개운하다. 진한 생선국에 쑥 향이 강하게 배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맑은 수프를 마시듯 부드러운 맛이다. 은은하게 퍼지는 쑥 향과 함께 살이 오를 대로 오른 도다리를 달게 맛볼 수 있다. 장어 머리를 푹 곤 국물에 무청과 된장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시락국과 맨밥을 넣은 손가락만한 김밥에 시원한 깍두기와 매콤한 오징어 무침을 곁들여 낸 충무김밥, 봄 바다에서 싱싱하게 건져 올린 해산물까지, 통영으로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홍어맛을 아는 당신, .. 좋아합니다!

홍어와 곰탕은 나주 별미의 좌청룡 우백호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나주 사람들은 삭힌 홍어를 즐기는데, 탁주를 곁들여 먹는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나주 사람들의 홍어 사랑은 그 옛날부터 유명하다. 수분이 적절히 증발해 딱 먹기 좋게 삭힐 수 있는 봄은 홍어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다. 영산교 부근 옛 영산포구 일대에 홍어거리가 조성돼 있다. 삼합은 삭힌 홍어, 돼지고기 수육, 묵은 김치로 구성되는데 삭힌 정도가 코를 쥐고 쓰러질 만큼 강하지는 않다. 톡 쏘는 맛이 나도록 알맞게 삭힌 홍어를 막걸리와 곁들여 먹는 홍탁은 쉽게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봄보리 싹과 홍어 내장을 넣어 끓인 보리애국도 별미다. 나주곰탕은 국물이 맑고 고기가 푸짐해 해장용 식사로도 그만이다.

 

 

 

 

벚굴을 아시나요?

지리산 맑은 물로 몸을 불린 섬진강이 악양들판을 감싸 안으면 강기슭의 매화는 화르르 등불을 매단다. 유유히 반짝이는 섬진강 은물결 따라 하동에 봄이 찾아오면 재첩국수와 벚굴을 먹으러 가야 한다. 자고로 재첩은 섬진강 하구의 것을 제일로 쳐왔다. 바다와 강이 만나고 모래가 많은데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 질 좋은 재첩이 많이 나고 무엇보다 섬진강변 식당들의 인심이 1년 중 가장 후해지는 때다. 특히 뽀얀 재첩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 재첩국수는 담백하고 맛이 좋다. 여기에 폭 삭은 김장과 민들레김치를 얹어 한 입 먹으면 향긋하고도 새콤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이맘때쯤 화개장터에서 맛볼 수 있는 강굴은 하동의 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벚꽃 필 때 나온다고 하며 벚굴이라 불리는데 비린내가 없고 바다 석화보다 싱겁다. 연탄불 위에 올려 구워내면 부드럽고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굴 껍데기가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까지 맛있다.

 

 

 

  속은 좁아도 맛은 끝내줘요, 밴댕이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군산의 음식이 반지회다. 반지는 밴댕이를 일컫는 이 지방 사투리. 부드러운 육질의 반지를 알싸한 갓김치에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금앙동의 중앙식당은 연중 반지회를 손님상에 올린다. 1월 말에 1년 치 반지를 대량 구입해 급랭해놓는데 봄이 되면 군산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920년대부터 일본인이 운영하던 빵집을 해방 직후 인수해 운영 중인 이성당은 빼놓을 수 없는 군산의 명소다. 베스트셀러인 단팥빵과 소보로빵도 좋지만 이성당만의 레시피로 만든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커피를 부어 만든 디저트도 빼놓지 말고 맛보자.

 

 

 

날씬해지는 맛, 해초

진해는 바다내음 물씬 풍기는 해초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멍게와 갖은 해초, 양념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맛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대구뽈찜과 생대구탕, 매생이국과 함께 먹어도 좋다. 진해에 가면 꼭 들렀다 오는 곳이 있는데, 옛 물건들이 수십 년 전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 소사동의 김씨박물관이다. 로봇 태권브이가 그려진 책가방, 12가지 색의 크레파스가 가지런히 누워 있는 왕자파스, 트윈 폴리오와 펄 시스터즈의 LP판 등 보기만 해도 슬며시 웃음 짓게 되는 물건들이 즐비하다. 기억이 닿는 가장 먼 옛날,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향수에 이끌려 봄이 되면 찾게 되는 곳이다.

 

 

입에서 살살 녹는 금풍생이

, 여수에 가면 금풍생이 구이를 맛봐야 한다. 본래 이름은 군평서니, 일명 딱돔이다. 여수에서는 서방에게는 아까워서 안 주고 애인에게만 몰래 차려준다 해 샛서방 고기라고도 한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 뼈가 억센 금풍생이는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주로 구워 먹는데 내장은 물로 씻어 머리까지 씹어 먹는 것이 제대로 맛보는 법이다. 깨끗하게 손질한 금풍생이를 석쇠 위에 올려 굵은소금을 뿌려가며 노릇하게 구운 다음 그 위에 간장과 쪽파,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얹어 먹기도 한다.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맛을 낸 서대회도 빼놓을 수 없는 여수의 별미.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끝으로 김해 청보리밭 풍경 전해드립니다. 

시린 겨울을 지나고 초록으로 펼쳐진 청보리밭을 본 이라면 그 장관을 쉽게 잊지 못한다고 하네요. 들판과 하늘이 오직 초록과 파랑으로 만나는 보리밭 지평선을 둘러보고 매콤하고 걸쭉한 고기짬뽕 한 그릇 먹으면 드넓은 청보리밭만큼이나 진한 감동이 몰려온다는데... 아, 빨리 떠나고 싶네요.

 

완연한 봄기운 제대로 만끽하시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모처럼 포근한 주말입니다.

월요일부터 엉덩이 들썩들썩 하신 분들 많을 텐데요.

그럼 맘 먹은 김에 떠나야죠!

 

이번 주에는 모처럼(이라고 쓰지만 늘 제가 지향하는) 미식 여행을 떠나볼까요?

 

 

 

 

 

 

 

레이디경향 취재팀에는 저 못지 않게 미식을 삶의 큰 낙으로 여기는 기자가 또 있습니다. 

모태육식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 훠얼씬 이전부터 고기애호가로 불렸던, 

매일 아침이면 "안녕하세요?"보다 "어제는 뭐 드셨어요?"라고 안부를 묻는,

제 아무리 특이한 메뉴가 앞에 있어도 기미상궁이 되기를 마다않은,

슈렉의 고양이 눈빛으로 세상 누구보다도 차진 말투로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노정연 기자 말입니다.

그런 노 기자가 몇 년전 자청해서 발품을 팔아가며

 

겨울, 味를 찾아 떠나다! 전국 겨울 별미 여행지 특집 기사를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적성과 업무가 하나가 된 아름다운 합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겨울이면 담당 기자도 들춰보며 "뭐 먹을까?"의 난제를 푼다는, 불멸의 고전.

소파와 한몸이 된 남편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겨울 미식 여행의 바이블... 지금 공개합니다.

 

 

                                                     

 

 

추위를 잊게 만드는 제철 진미 기행

 

겨울이 되면 전국은 또 다른 맛으로 태어난다.

추운 겨울,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깨우는 데 맛있는 음식만큼 좋은 게 또 어디 있을까. 강원도 영월부터 경남 거제까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겨울 별미를 꼽아봤다.

입 안 가득 퍼지는 겨울을 즐기다 보면 풍경은 덤이다.

 

 

 

 

간간하고 알큰한 남도의 맛, 별교 꼬막

 

소설 태백산맥의 고향, 전남 보성군 벌교읍은 꼬막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곳이다. 소설 속의 묘사처럼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한벌교 참꼬막은 11~이듬해 봄까지가 제철이다. 헤모글로빈이 많이 들어 있어 노약자나 산모에게 좋으며 단백질과 무기질, 칼슘, 비타민도 다량 함유돼 영양도 풍부하다. 벌교 꼬막을 맛보기 위해 찬바람이 불어오기 무섭게 찾아든 관광객들로 벌교는 떠들썩한 겨울을 보낸다. 특히 벌교 앞바다 여자만에서 잡은 꼬막은 진득진득하면서도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 양념을 하지 않고 삶아서 그냥 까 먹어도 맛있다. 꼬막은 껍질이 벌어지기 직전까지 알맞게 삶아 윤기가 반지르르하게 돌 때가 가장 맛있다. 너무 오래 삶거나 구우면 수분이 빠지고 질겨서 맛이 떨어진다. 보통 꼬막정식을 시키면 삶은 꼬막, 꼬막전, 양념꼬막, 꼬막무침, 꼬막탕까지 푸짐하게 한상이 차려진다. 알싸하게 맛있는 남도 밑반찬은 덤이다. 막걸리도 한 잔 곁들여보자.

 

 

 

 

향긋한 바다 향 넘치는 거제 멍게비빔밥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에서 즐길 수 있는 멍게비빔밥은 멍게 특유의 향미와 참기름의 고소함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별미 중에 별미다. 4~6월경 거제에서 난 멍게는 향과 맛이 좋기로 남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해산물. 이때 잡은 멍게로 만든 멍게젓갈은 거제 토박이들에게 친숙한 양념이다. 멍게를 잘게 썬 뒤 약간의 양념과 간을 해 버무려 저온 숙성시켜 만들며 멍게비빔밥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재료다. 이 멍게젓갈은 살짝 얼려두었다가 네모나게 썰어 밥 위에 서너 조각을 얹은 뒤 참기름과 깨소금, 김가루 등을 곁들여 낸다. 쓱쓱 비비면 향긋하면서도 알싸한 멍게비빔밥이 완성된다. 멍게의 씁쓸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거제에 간다면 꼭 한 번 먹어볼 만한 맛이다. 깔끔한 우럭지리탕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겨울 별미 대표선수, 영덕 대게

 

대게 철이 돌아왔다. 이름만 들어도 대게가 떠오를 만큼 경북 영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게 산지. 고려 태조 왕건 23년 예주부사가 임금님 주안상에 특별한 음식으로 올린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영덕 대게는 천 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영덕 대게가 잡히는 강구항과 축산 앞바다는 바다 밑바닥이 깨끗해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게보다 맛이 쫄깃하고 속살이 꽉 차 있다.

칼슘과 인, 철 등의 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키토산의 원료인 타우린산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이기도 하다. 대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찜이다. 통째로 삶아 촉촉하게 육즙이 배어나온 대게 살은 포들포들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일품. 특히 덩치가 크고 유독 살이 꽉 찬 박달대게는 영덕 대게 중에서도 명품으로 통한다. 박달대게는 수컷보다 암컷이, 다리보다 몸통 부분이 맛이 좋다. 속살을 다 먹은 뒤 몸통에 참기름과 당근, 김을 넣고 비벼먹는 게장비빔밥, 채소와 함께 끓인 대게해물탕은 깔끔하면서도 시원하다.

얼음물에 넣었다 차게 먹는 대게회는 신선하고 쫄깃한 맛이 대게찜과는 또 다른 별미다. 강구항에는 대게 풍물거리를 포함해 200여 개가 넘는 대게 전문 식당이 있다. 일반적으로 손님이 많은 식당을 고르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특히 게는 수족관에 보관하고 며칠만 지나면 속살이 마르기 때문에 손님이 많을수록 회전이 빨라 싱싱할 확률이 높다. 직접 대게를 잡는 선주집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덕에서는 매년 12월 마지막 날~새해 첫날까지 아름다운 일출과 대게를 즐기는 영덕 해맞이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애인에게만 주고 싶은 맛, 여수 금풍생이

 

맛에 있어서 대한민국 둘째가라면 서러운 전남 여수. 그 명성에 걸맞게 겨울철 별미도 다채롭다. 서대회, 금풍생이, 석화구이, 장어탕 등 여러 먹을거리 중 특히 추천할 만한 겨울 별미는 그 이름도 생소한 금풍생이. 딱돔의 일종인 금풍생이는 경상남도에서는 꾸놈, 전라남도 일부 섬 지역에서는 쌕쌕이라 불린다. 여수에서는 아름답게 생겼다고 하여 꽃몸 혹은 그 맛이 너무 좋아 남편에게는 아까워서 안 주고 애인에게만 몰래 차려준다 하여 샛서방 고기라고도 한다. 깊은 바다에서 자라 뼈가 억센 금풍생이는 속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그만이다. 주로 구워 먹는데 내장은 물로 머리까지 씹어 먹는 것이 금풍생이를 제대로 맛보는 법이다. 깨끗하게 손질한 금풍생이를 석쇠 위에 올려 굵은소금을 뿌려가며 노릇하게 구은 다음 그 위에 간장과 실파,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 만든 양념장을 얹어 먹기도 한다. 부드러운 살코기와 막걸리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맛을 낸 서대회도 빼놓을 수 없는 여수의 별미.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바람이 빚어낸 맛, 포항 구룡포 과메기

 

전라도에 홍어가 있다면 경상도엔 과메기가 있다. 과메기는 바닷바람에 말려 숙성시킨 생선회다. 쫄깃하면서도 꾸덕꾸덕한 독특한 맛으로 몇 해 전부터 겨울철 대표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경북 포항 구룡포는 과메기의 고향. 조선시대에는 신상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그 맛을 인정받은 특산물이다. 3, 4일 동안 온도 영하 10~영상 10, 습도 10~40%, 10m/sec의 바닷바람을 맞아야 비린내가 심하지 않고 쫀득한 최고급 과메기가 된다.

예전에는 주로 청어를 이용해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꽁치를 사용해 내장을 발라낸 배지기형태로 만든다. 구룡포 바닷가는 2월까지 과메기를 숙성시키는 덕장으로 진풍경을 연출한다. 윤기가 흐르는 과메기를 초장에 듬뿍 찍어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독특한 그 맛. 비릿함이 싫어 생선을 마다하는 사람이라도 겨울철이 기다려질 만하다.

 

 

 

 

겨울철 기력 회복에 탁월, 무안 갯벌낙지

 

무안군은 약 220km의 리아시스식 해안으로 구성된 전국 최초의 갯벌습지 보전지역으로 게르마늄이 함유된 청정한 갯벌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잡히는 무안 갯벌낙지는 부드러운 육질과 향으로 유명한 무안의 별미. 풍부한 영향으로 겨울철 기력을 회복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무안 낙지는 갯벌 색을 닮은 잿빛에 윤기가 흐르는 것이 특징. 부드러운 갯벌에서 자라 타 지역보다 낙지 살이 여리고 발이 길다. 게르마늄 갯벌의 영양을 먹어 싱싱하고 생명력이 끈질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육질이 부드러워 주로 산채로 젓가락에 감아서 초장을 찍거나 잘게 썰어 기름장에 찍어 먹는다.

바구니에 넣어 민물로 박박 문질러 낙지를 기절시켜 먹는다는 기절낙지는 낙지 다리를 손으로 하나씩 찢어 머리와 함께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 낸다. 낙지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산낙지의 쫄깃함이 살아 있다. 낙지를 민물에 깨끗이 씻는 것은 뻘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비브리오균 생성을 막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시원한 맛이 일품, 삼척 곰치국

 

푸른 바다와 신비한 동굴의 고장 강원도 삼척에서 즐길 수 있는 겨울 별미는 곰치국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실린 곰치는 몸길이가 1m 정도 되는 퉁퉁한 모습이 마치 곰처럼 생겼다고 하여 곰치혹은 물곰이라고도 불렸다. 그 모습이 징그러워 20년 전만 해도 그물에 걸리면 다시 바다에 놓아줬다고. 물속에 빠뜨릴 때 텀벙텀벙소리가 난다고 해서 물텀벙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다.

곰치는 육질이 연하고 끓이면 살이 흐물거려 수저로 떠먹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고 푹 끓여낸 시원한 맛은 누가 먹어도 반할 만한 별미. 이 지역 뱃사람들의 해장국이었는데 맛있다고 소문이 나 곰치국을 먹으러 일부러 삼척을 찾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한동안 어획량이 줄어 금치국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엔 다시 어획량이 회복돼 삼척을 찾는 겨울 관광객들에게 진미를 제공하고 있다. 정라진항부터 임원항까지 삼척 지역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다. 내장과 함께 끓이면 살짝 기름기가 돌며 더욱 담백하다. 주문 전에 주인에게 미리 내장을 넣어달라는 주문을 따로 해야 한다.

 

 

 

 

우윳빛 속살, 겨울바다의 유혹, 통영 굴

 

겨울철 최고의 보양식 중 하나로 꼽히는 굴. 추울수록 속이 알차고 맛이 풍부해지는 굴은 겨울철 가장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별미다. 우리나라 굴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통영. 통영 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릴 만큼 영양이 풍부하고 다른 어패류와 비교했을 때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육질이 특징이다. 굴은 하루에 1L가량의 바닷물을 먹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닷물 속에 플랑크톤을 먹는 것인데, 때문에 통영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굴은 한려수도 청정해역의 맛과 영양을 가득 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입 안 가득 겨울을 느끼는데 이만 한 별미가 어디 있을까. 탱글탱글한 생굴을 초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싱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 파를 곁들인 굴이도 일품이다.

굴은 남성의 스태미나를 증진시키는 아연 성분을 다량 함유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력제로 즐겨 먹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멜라닌을 분해하는 글리코겐이 풍부해 여자들의 피부 미용에도 좋다. 또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고 골다공증 및 변비를 예방하며 타우린과 DHA 함량이 높아 아이들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담백한 겨울 신사, 고성 도루묵

 

겨울철 동해 별미 중 고성 도루묵을 빼놓을 수 없다. 비늘이 없는 도루묵은 고단백이면서도 아주 담백한 맛이 나는데 쫀득하게 씹히는 알과 입 안에서 녹는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특히 알이 가득 들어차는 11~12월 초가 가장 맛이 좋다. 무와 감자를 밑에 깔고 도루묵을 넣어 갖은 양념으로 끓이는 도루묵찌개, 굵은소금을 치거나 양념장을 발라 굽는 도루묵구이가 인기가 많은데 특히 통통하게 알이 밴 도루묵을 석쇠에 올려놓고 톡톡알 터지는 소리를 음미하며 먹는 노릇한 도루묵 소금구이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별미다. 찌개와 구이 외에도 찜과 볶음, 뼈째 토막 내어 먹는 도루묵회도 맛있다. 운 좋으면 도루묵식해를 맛볼 수도 있다.

알다시피 도루묵은 이름부터 우여곡절이 많은 생선이다. 전쟁 통에 피란 가던 임금이 목어를 먹은 후 맛이 너무 좋아 은어라 이름을 붙였는데 궁에 돌아와 다시 먹어보니 예전 맛이 아니라며 도로 목어라 해라했다고. 그래서 붙은 도루묵이라는 이름은 후세에 볼품없고 형편없음을 의미하는 관용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도루묵이 결코 맛이 없거나 흔한 생선이 아니라는 걸 먹어본 사람들은 안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 매끈한 모습에, 수놈은 정소에 세포를 재생시키는 핵산을 다량 함유해 건강에도 좋다.

 

 

 

조개의 귀족새조개를 즐긴다, 충남 홍성

 

겨울철 충남 홍성 남당항은 이곳의 제1 별미를 맛보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바로 조개의 귀족이라 불리는 새조개다. 속살이 새의 부리처럼 뾰족하게 생겼다 하여 새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닥에 놓으면 부리로 바닥을 짚고 팔딱팔딱 튀어오를 정도로 힘이 좋은 새조개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조갯살이 다른 조개처럼 물렁하지 않고 쫄깃쫄깃하기로 유명하다.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샤브샤브가 제일 좋은데 쑥갓과 마늘, 미나리 등을 우려낸 국물에 살짝 담갔다 입에 넣으면 씹을수록 쫄깃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초장에 찍어 김에 싸 먹어도 맛있고 새조개를 데친 뽀얀 국물에 끓인 라면과 칼국수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11월 말~5월 말까지 살이 통통하게 오르며 특히 산란을 앞둔 늦겨울에 가장 맛있다.

양식이 불가능해 산지에 가야 제 맛을 볼 수 있는데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과 어사리, 궁리항에서 가장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남당항에서는 매년 1새조개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홍성은 200~300m 토굴에서 발효시킨 토굴새우젓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남당항에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광천시장에 다다르는데 광천 토굴에서 숙성시킨 새조개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새조개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한 상자 사가는 것도 좋다.

 

 

 

 

입에 착 붙는 쫄깃한 맛, 영월 송어회

영월에는 한우만 있는 것이 아니다. 1급수 차가운 물에서 자라는 영월 송어는 담백하면서도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인 겨울 별미다.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함량이 높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고단위 영양 음식. 특히 송어알에는 단백질 함량이 무려 40%, DHA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송어회는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초고추장과 오이채, 당근채, 깻잎채, 들기름, 콩가루를 넣고 양푼에 쓱쓱 비벼 먹어보자.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이 혀에 착착 감긴다. 회를 먹고 난 뒤 생선뼈와 무, 대파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인 매운탕도 잊지 말고 맛보자.

영월에서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별미는 바로 칡국수다. 하동면 고씨굴 입구에 칡국수촌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영월 명물 음식 중 하나. 걸쭉한 육수에 칡을 넣어 직접 반죽한 쫄깃쫄깃한 면발은 겨울철 잃어버렸던 입맛을 찾는 데 그만이다. 칡의 약효 성분으로 위장과 심장 기능을 강화시키고 양기를 높여주는 다양한 효능도 있으니 겨울철 건강식으로 챙겨보자.

 

 

 

 

솟구치는 침샘을 꾹꾹 누르며, 이만 물러갑니다.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행복한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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