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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말 제안] 민어가 싸요!

 

오늘은 작정하고 민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겨울이면 방어, 여름이면 민어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크면 클수록 맛있는데다가 고가라서 큰 맘 먹고 먹어야하는 생선이잖아요. 말복도 지났는데 왜 보양식 타령이냐고 하실 수 있지만, 그동안 민어 가격이 너무 비싸서 꾹꾹 참고 있었거든요.

오직 민어 시즌만 기다렸던 저와 지인들은 일찌감치 7월초 민어 모임을 갖기로 하고 날짜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1인당 (술값 포함) 5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노량진수산시장에 집결했는데, 아뿔싸! 민어 어획량이 턱없이 적어서 거래 가격이 그만 폭등한 날이었습니다. ㅠㅠ 다행히 당일 어판장에서 거래된 민어 중 가장 큰 10kg 짜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우리는 기분 좋게 지갑을 열고, 회와 탕으로 근사한 민어 파티를 치렀습니다. 그날 저희가 찾은 노량진 양념집이 역대 최고 매상을 찍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예상보다 지출이 크긴 했지만, 그날의 민어 덕분에 혹독했던 올해의 삼복더위를 무사히 이겨낸 듯합니다. 물론 이후 민어 생각이 날 때마다 주머니 사정을 아니 생각할 수 없었지만요.

 

 

바로 요놈이 귀하신 그날의 민어입니다. 머리에 놓인 황금색 물체는 라이터가 아니라 담배곽입니다. 크기 짐작이 되시겠죠?

 

그런데, 여러분! 민어 가격이 크게 내렸답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민어 얘기를 꺼낸 이유입니다. 한때 수산시장 경락가격이 kg당 최고 8만원까지 이르렀다는 민어 가격이 8월초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9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목포산 활민어 중간사이즈가 kg당 평균 38천원에 거래됐다고 하네요. 한 달 전에 비하면 절반 정도 떨어진 가격입니다(우리는 왜 그리 서둘렀던가... 민어 모임을 다시 한번! 추르릅)

엊그제 시장 조사차 찾은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도 튼실한 민어를 토막으로 팔고 있었어요. 무를 듬성듬성 썰어 넣고 푹 고아내듯 끓인 뒤 애호박을 넣은 뒤 한소끔 끓여서 내는 민어맑은탕(그러나 민어탕은 뽀얗게 우러난 깊은 맛이 매력이죠!) 생각이 굴뚝 같더라구요.

 

 

 

민어는 부레를 기름소금장에 찍어먹기도 하고, 부위별로 조금씩 다른 맛을 음미하는 회로 먹는 것도 맛있지만, 저는 계란옷 살짝 입혀서 부쳐내자마자 먹는 뜨끈한 민어전과 푹 끓여낸 민어맑은탕이 최고라고 봅니다. 삼계탕 보다 더 사랑하는 여름보양식이죠. 입추가 지나고 더위는 한풀 꺾였지만, 남은 늦여름 건강하게 나려면 막바지 기력 보강을 위한 보양식 한 그릇 하고 가셔야겠죠!

민어회, 민어전, 민어탕을 즐기고도 민어살이 남았다면, 다음의 두 가지 특별 레시피를 추천합니다. 14일부터 쉬는 (참으로 부러운) 분들도 많으시죠? 쉬기에도 지치는 여름날을 위한 보양식 제안 드리고 저는 다시 9월호 마감 모드로 들어갑니다.

 

 

 

민어데리야키구이

재료: 민어 1토막, 대파 1/2, 청고추·홍고추 1개씩, 데리야키소스(간장 3큰술, 맛술·물엿 2큰술씩, 8큰술, 사과·양파 1/4개씩, 후춧가루 약간)

 

1 민어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비늘을 벗기고 사선으로 칼집을 낸다.

2 대파와 청고추, 홍고추는 5cm 길이로 얇게 채썰어 찬물에 담가놓는다.

3 냄비에 분량의 데리야키소스 재료를 넣고 소스가 반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끓인다.

4 석쇠에 쿠킹포일을 깐 뒤 의 민어를 올리고 의 소스를 발라가며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5 접시에 민어구이를 올린 뒤 의 대파채와 청고추채, 홍고추채를 올린다.

 

 

 

민어지짐이

옛 서울의 풍족한 집안에서는 복날 삼계탕 대신 민어지짐이나 육개장을 끓여 복 잔치를 했다. 민어는 산란기를 앞둔 여름에 가장 기름지고 맛있어 보양 재료로 쓰기도 했다. 찹쌀고추장을 풀어 매콤하게 지져낸 민어지짐이는 대표적인 서울 음식으로 기름진 민어를 칼칼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다.

 

재료: 민어 1마리, 쇠고기(우둔살) 100g, 애호박·홍고추 1/2개씩, 느타리버섯 5, 대파 1/2, 청양고추 2, 쑥갓 5, 굵은소금 약간, 쇠고기 양념(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국간장 1작은술), 국물(다시마 국물 6, 찹쌀고추장 2큰술, 국간장 1큰술, 고춧가루 11/2큰술, 된장·다진 생강 1작은술씩, 굵은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 1/5작은술)

 

1 민어는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정리해 8cm 길이로 토막 낸 뒤 흐르는 물에 씻고 물기를 뺀 다음 굵은소금을 살짝 뿌려 10분 정도 절인다.

2 쇠고기는 납작납작하게 썰어 분량의 쇠고기 양념에 무친 뒤 냄비에 볶아 식힌다.

3 애호박은 반달 모양으로 썰고 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쪽쪽 찢는다.

4 대파와 청양고추, 홍고추는 어슷썰고 쑥갓은 여린 줄기만 떼어 준비한다.

5 쇠고기를 볶은 냄비에 분량의 국물 재료를 넣어 한소끔 끓인다.

6 국물이 끓어오르면 의 민어와 의 애호박, 느타리버섯을 넣고 민어가 익을 정도로 끓인다.

7 민어가 익으면 의 대파와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고 끓인 뒤 마지막에 쑥갓을 넣고 불을 끈다.